가을 바람이 솔솔부는 어느 저녁, 건물 지하 입구에 있는 간판을 나는 살포시 째려보고 있었다.
간판에는 검도관이라고 적혀 있다.
고3때 TV에서 검도를 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보았다. 그때부터 마음속 한귀퉁이에서 사부작
사부작 검도를 해 보고 싶다라는 마음의 싹을 틔우고 있었다.
그후로 10년이 지난후에 검도를 시작하기로 했었다.
간판만 보고 그날은 집으로 돌아 왔다.
그후 다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같은 건물의 지하에 가보니 검도관이 없어졌다.
나는 검도를 하지말라는 신의 계시인가하고 돌아왔다.
그런 어느날 길을 가다보니 같은 이름의 검도관이 다른 건물에 있는것이 아닌가….
그래서 바로 검도관에 들어갔다.
검도관은 깨끗했다. 바닥은 나무로 되어 있고, 한쪽 중앙에는 태극기가 걸려 있었다.
도장 중앙에 태극기가 있는 것은 태권도 도장과 같았다.
나는 어릴때 태권도를 몇년쯤 했었다. 태권도를 배울때도 참 재미 났었는데…
길이 멀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다니지 못하도록 했었다…
그때 관장님이 생각이 아주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하고 젊어 보이는 사람이 말하는것이 아닌가…
도복 위에 이상한 도구를 착용하고.
그때는 몰랐다. 이 인연이 이어져 지금까지 소주 한잔에 검도 이야기만 있으면 시간이 가는지 멈춰 있는지
모르는 인연이 될지를….
“검도를 좀 배워 보고 싶어 왔습니다”
“아.. 네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니 몸이 다부져 보이는 한분이 앉아 있다가 일어서서
“이쪽으로 앉으세요” 하면 미소를 띄웠다.
앉아서 그때부터 알고 싶은것들, 몇시에 운동을 하는지 월회비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
그날 입회원서라는 것을 작성하고 다음날부터 운동을 하겠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다음날 저녁 7시가 되기전에 검도장으로 들어갔었다.
어제 본 그 녀석이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하면 나를 반겨주었다.
“어서 오세요 일찍 오셨네요” 하며 관장님이 인사를 하고 탈의실 쪽으로 안내를 하셨다.
도복이라면 옷을 주셨는데.. 옷이 좀 이상했다.
“도복이 좀 이상해요”
“아…네 하까마 입니다. 일본에서 입는 옷입니다. 검도가 지금은 일본식 복장을 하고 운동을 합니다.”
라고 이야기 해 주셨다.
검도 도복을 입고 찍은 사진들을 보면 좀 멋져 보인다. 그런데 이게 일본식이라니….
“우리나라에도 옷은 많은데….” 하고 속으로 생각 했었다.
하여튼 이 도복을 입고 해야 한다니… 우짜겠는가… 일단 해봐야지….
도복 입는 법을 배우고 탈의실을 나가니 하나 둘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도복에 무언가를 착용한다.
그러니 사람이 좀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쫌 멋이 있어 보였다..
올때는 그냥 저냥 했었는데..
나도 저 무언가를 주는지 알고 기다렸다.. 아.. 그런데. 안준다….
“내가 뭘 잘못했나, 돈을 덜 줬나, 처음이라고 이사람들이….”
하면 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그때
“호구는 기본기가 끝나는 3개월 뒤에 구입해서 착용하실 겁니다.” 라고 관장님이
말씀했다.
저 무언가가 호구라는 것이구나 그리고 기본기를 해야 착용할 자격을 주는구나…
3개월 동안 기본기를….
그 생각을 하는 와중에… 죽도를 하나 주시면서
“저쪽 제일 뒤에서 서서 천천히 따라 하세요”
하면서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나는 이렇게 검도를 시작했었다… 지금까지 검도를 하고 있다. 물론 매일 못하고 한달에 한번,
몇달을 쉴때도 있지만. 아마도 죽도를 들 수 있을때까지 하고 있지 않을까….
검도라는 운동을 처음 시작할때 모두가 비슷하겠지만
운동도 낯설고 처음 본 사람들과 해야해서 참으로 난감하고
돈도 많이 든다고 하고, 운동도 힘들것 같고..
사람 인지라 서로이해하고 운동하고, 돈은 다른 어떤 운동도 그만큼의 돈은 들어가는것 같다.
물론 적게 들어가는 운동도 있겠지만…
한번 시작해 보고 경험해 보는것도 인생을 살아는 가는 동안 하나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
※ 이 이야기는 사실에 바탕을 둔 약간의 허구가 썩여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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